낭만에 대하여

2016-12-16 고은미래 편집부 1754

사모-조지훈

사랑을 다해 사랑 하였노라고
정작---
할말이  남아 있음을 알았을때
당신은---
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

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
가슴으로 죽이며
당신은 멀리로 읽어지고 있었다
하마 곱스런 웃음이 사라지기전
두고 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
잊어 달라지만
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---
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
핏물의 오선을 그려 혼자라도
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 보리라
울어서 멍든 눈흘김으로

미워서 미워 지도록 사랑 하리라


한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
또 한잔은 너와의 영원한
사랑을 위하여
그리고 또 한잔은 이미 초라해진
나를 위하여
마지막 한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
하나님을 위하여



스무살 시절 우연히 알게된 시 한수-- 사모라는 시였다.

사랑이 뭔지, 인생이 뭔지, 그리고 성공이 뭔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

현실에 타협하지 말자고 혼자 되뇌이며

또 그런것들을 안주 삼아 선배 후배들과 밤새 술타령을 하던 낭만이 살아 있던 시기 이기도 하다.


술이 얼근하게 오르면.... 호기롭게 의자를 밟고 일어서서 한발은 탁자에 걸치고는

한잔은~~

또 한잔은~~~

그리고 마지막잔은~~~


하며 술타령을 하던 그시절 그 젊음이 그리운 밤입니다.


오늘 날씨가 춥고 눈이 올듯 하니.... 그때 그시절 그 술자리가 간절합니다.